- 2016년 김무성 ‘옥새파동’ 연상
- 정의화 만나고 지역 현안도 챙겨
- 경고장 던지며 尹과 주도권 싸움
- 윤석열은 선 긋고 길들이기 나서
모든 일정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잠행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돌연 부산에 나타났다. 이 대표의 갑작스런 부산 방문은 2016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을 연상하게 하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선대위 인선을 놓고 당내 갈등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윤 후보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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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장제원 의원 지역구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
지난달 30일 부산에 온 이 대표는 이튿날인 1일 부산 사상구에 있는 국민의힘 장제원 지역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다. 이 대표 측은 출입기자에게 문자로 “격려 차 방문했고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장 의원에게 연락하지 않은 채 지역 사무실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장 의원은 그간 이 대표와 각을 세워왔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기습 방문이 장 의원을 저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권성동 사무총장이 전날 연락 없이 서울 노원에 있는 자신의 지역 사무실을 불쑥 찾은 데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는 전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잠적했다가 오후 5시께 부산에서 포착됐다. 그는 오후 7시께 부산 해운대에서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한 시간가량 만찬 회동했다. 이 특보는 “당 현안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 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라며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대선 공약화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도 화답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이 대표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도 만났다.
윤 후보와의 선대위 주도권에서 밀리는 이 대표의 부산 방문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 김 전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당 대표 흔들기에 반발해 공천장에 대표 직인을 찍지 않고 부산으로 왔다. 김 전 대표와 친박계의 대립은 총선 패배로 귀결됐다. 이 대표의 ‘부산행’은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와 함께 자멸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대표가 ‘대표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부산에서 지역 현안을 챙겼고 선대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당직자 보고를 받는 등 물밑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손을 내밀면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윤 후보가 오히려 이번 기회에 확실히 당을 장악하고 ‘이준석 길들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무리해서 연락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순천으로 이동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