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맞춤공약 내기 어렵고
- 후보 파악 안돼 유권자 피해
6·1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아 예비 후보와 유권자 모두 혼란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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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부산 수영구의 한 검도관에 마련된 남천2동 제3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31일 부산 연제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진보당 노정현 예비후보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노 예비후보는 “아직까지 선거구 획정이 안 돼 선거운동 범위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라 선거구인 연산 8·9동이 연산 1·3·6동 다 선거구와 합쳐져 4인 선거구가 될지 모른다”며 “남의 선거구가 될지도 모르는데 미리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아예 예비 후보 등록을 못하는 사례도 있다. 부산진구 라(당감동 1·2·4동) 선거구에서 현역으로 재직 중인 국민의당 백범기 의원도 다 선거구(부암 1·3동)와 합쳐질 가능성이 있어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못했다. 백 의원은 “당감동이 지역구인데 부암동까지 넓어지면 선거사무소를 어디에 세우느냐부터 다양한 고민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후보자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다. 지역 맞춤형 정책이 나오기 어려워지고, 유권자도 짧은 시간 안에 후보를 탐색해야 한다. 부산진구 다 선거구 진보당 주선락 예비후보는 “주민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들어야 정책을 가다듬을 수 있다. 선거구가 바뀌면 맞춤형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며 “공약을 살펴볼 여유도 없어 유권자에게도 큰 피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부산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놓은 잠정안에 따르면 기초의원 선거구 67개 가운데 14개가 변동 가능성이 있다. 잠정안이 나온 지 한참이고 획정 법정시한(지난해 12월 1일)도 지났지만 확정안은 나오지 않았다. 여야가 중대선거구 도입 여부를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한 탓이다. 현행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적용한다. 그러나 기초의원 4인 이상 선거구의 경우 광역의회가 2인 이상 선거구로 쪼갤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2인 선거구제가 많다. 제3 당의 기초의회 진입이 어려운 셈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중대선거구 도입을 주장하며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민의힘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 기초의원 정수를 최소 3인 이상으로 하는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해왔지만 국민의힘은 지속적으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협상과정에서 수도권과 광역시 등에만 기초의원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한정하는 민주당 측 절충안도 제시되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광역의원 정수 조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광역의원 선거구획정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논의와 연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는 5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까지는 시일이 걸린다. 국회가 광역시의회 선거구를 획정하고 나면 부산시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통해 기초의원 선거구를 획정한다. 부산시의회가 동의하면 최종적으로 기초의회 선거구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