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1년 9개월 만에 뒤집자 해경 내부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 씨가 북한군 피격 사망 사건을 월북한 것으로 성급하게 판단한 데다 정권에 휘둘리는 와해된 조직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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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왼쪽)과 윤형진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과장이 인천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각각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과 추가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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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해양경찰서가 공무원 피격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근거도 내놓지 않고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도 해경 지휘부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익명을 요구한 해경 직원은 “수사라는 게 일관성이 있어야 함에도 왜 이랬다저랬다 하는지 모르겠다. 수사는 단정을 지어선 안 된다. 의혹만 가지고 성급하게 결론 내린 것은 해경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월호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조직이 해체되는 뼈아픈 경험을 한 트라우마 탓에 해경 지휘부가 정권 성향에 따라 휘둘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해경 직원은 “누군가의 지시가 있지 않는 한 북한으로 갔다고 단정을 지을 수 없다.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조직이 정권에 휘둘려서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해경 게시판에도 내부 비판이 잇따랐다. 한 해경 직원은 “이번 번복으로 우리의 무능력을 우리 입으로 동네방네 소문낸 셈이 됐다. 조직에 충성심이 없어진다”고 토로했고, 다른 직원은 “2014년에 (해경이) 해체될 때 억울했는데 지금은 해체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할 듯”이라고 비꼬았다.
한 해경 직원은 게시판에 “인천서장(에게) 총대 메도록 한 것을 보니 정말 실망스럽더라”며 지휘부를 비판했고, 또 다른 직원은 “월북 발표는 본청, 번복 발표는 인천(해경)서. 지휘부는 충성이라는 경례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한편 이 씨는 2020년 9월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 떠 있던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뒤 표류하다가 이튿날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을 받아 숨졌다. 인천해양결찰서는 당시 이 씨가 실종된 지 8일 만에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경은 지난 16일 이 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는 최종 수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바뀐 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중간 결과 발표에선 군 당국이 북한의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와 전문기관을 동원해 분석한 해상 표류 예측 결과 등을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