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의 반발에도 행안부 내 경찰 제도개선 권고안을 내놨다. 이번 권고안이 경찰 조직에 대한 행안부의 견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경찰조직 안팎으로 ‘경찰 통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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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황정근 변호사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통제 방안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대 자문위원. 황정근 변호사,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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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행정안전부 장관 자문기구인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과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경찰국’ 부활 예고에 조직 안팎 반발
권고안은 ▷소속 청장 지휘 및 인사제청 등 관련 조직 신설을 비롯해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 제정 ▷고위직 검찰공무원 인사 절차 투명화 ▷대통령 소속 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다.
자문위는 “조직이 없으니 법의 취지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행안부 장관이 부여받은 법률상 권한을 국민을 위해 법의 취지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행안부 내에 관련 조직을 신설해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선 경찰은 사실상 31년 만에 ‘경찰국’ 기능이 부활하는 것이라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경찰국은 1991년 경찰법 시행으로 행안부에서 경찰청이 독립하면서 사라진 조직인데 다시 행안부 지휘 체계로 편입되는 것이다.
서울경찰 직장협의회 대표단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적 합의 없는 행안부의 독단적 경찰 통제는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 경찰의 독립성 및 중립성과 민주적 견제 원칙을 훼손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개혁네트워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가 경찰에 대한 인사권과 감찰권, 수사 지휘 등의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 경찰을 정치 권력에 종속시킬 우려가 있다. 경찰에 대한 정치적 통제가 아니라 민주적 통제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외풍에 바람 잘 날 없던 경찰
한국 경찰의 최초 모습은 1945년 10월 군정법령에 따라 신설된 경무국이다. 경무국은 다음 해 경무부로 승격됐다. 경찰은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면서 내무부 산하 치안국으로 격하됐다. 치안국은 1974년 치안본부로 승격되지만 여전히 내무부 통제를 받았다.
1991년에는 민주화 열기 속에 경찰법이 제정됐다. 치안본부를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개편하고, 경찰청장은 차관급으로 격상하며, 16개 도청 산하 경찰국을 내무부 직할 지방경찰청으로 분리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경찰 조직의 골격이 지금까지 거의 유지돼 왔다.
하지만 또 외풍이 불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와 함께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개정하자 지난해 1월 1차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올해 5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차 검경 수사권 조정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파격적인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력이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커졌고, 윤석열 정부는 명목상 상위기관이었던 행안부를 활용해 경찰 통제 방안을 강구한 끝에 행안부의 경찰 통제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