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수도권 일대에 전날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대책을 지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다만 전날 밤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유선으로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 것을 두고 ‘80년 만의 폭우’라는 긴급 상황에 최선의 대응이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일정으로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침수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대책 회의에서 “오늘 저녁에도 어제 수준의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 대응하고, 신속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복구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폭우 대책에 집중하기 위해 세종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무회의도 서울에서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의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서울 서초동 사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초동 일대 사저 주변도 침수가 된 만큼 사실상 고립된 탓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고, 야당은 윤 대통령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고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사실상 이재민이 되어버린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취임 전 무조건 대통령실과 관저를 옮기겠다는 대통령의 고집이 부른 참사”라고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일분일초를 다투는 국가 재난 상황 앞에 재난의 총책임자이자 재난관리자여야 할 대통령이 비 와서 출근을 못 했다고 한다”며 “청와대를 용산 집무실로 옮길 때 국가안보에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했던 것이 불과 3개월 전이다. 향후 비상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벙커에 접근해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현장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나오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며 “대통령이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면 보고나 의전에 신경쓰면서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집에서 전화를 통해서 보고 받고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총리가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자칫 현장의 대응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전시성 발걸음보다는 유선으로 상황을 점검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어제 오후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 새벽 6시부터 다시 보고를 받았다”면서 면밀하고 입체적인 대응이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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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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