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에 있는 미군 55보급창 이전 부지가 남구 신선대부두 준설토 투기장으로 결정(국제신문 지난 2일 자 1면 보도)됐다는 정부의 입장이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을) 의원과 국민의힘 안병길(서동) 의원이 입장이 극명히 엇갈린다. 안 의원은 미군 55보급창 이전에 적극적인 반면 박 의원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는데, 지역정가에서는 55보급창 이전 논의가 1년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다음 총선을 앞두고 두 의원의 정치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의원은 9일 부산시의회에서 55보급창의 남구 용당동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55보급창 이전 계획이 주민 의견 수렴과 숙의 절차 없이 졸속 추진됐다”며 “부산시와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은 주민과 대화 한 번 없이 국회에서 결정된 것처럼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55보급창 이전은 부산항과 주한미군 8부두, 육군2보급단 등으로 고통받아온 남구 우암·감만·용당 지역 주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며 “무엇보다 지역의 숙원인 철도 시설 이전도 불가능하게 만들어 남구 발전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시의회 반선호(비례) 의원과 남구의회 의원 등 민주당의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진행됐다. 박 의원은 “55보급창이 있는 동구를 지역구로 둔 안병길 의원은 언론을 통해 남구 주민에게 보급창 이전을 위해 보상책을 줘야 한다는 어이없는 발언도 했다. 이는 남구 주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55보급창 이전 약속을 한 만큼 제대로 된 공약이행을 (국민의힘에)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55보급창 이전 대체 부지가 남구 신선대부두로 결정됐다는 발언을 끌어냈다. 그는 이와 관련, “미군도 (신선대 부두 투기장) 준설토 부지를 55보급창 대체 부지로 긍정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55보급창은 군 시설이라 주민이 환영할 리가 없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부산 발전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며, 정부와 부산시도 이런 시설이 들어가는 데 보상책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박수영(남갑) 의원 측은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부산시와 해수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55보급창 이전 부지가 신선대 부두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면서도 “국가 과제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관련 기관들이 협의를 거쳐 최적의 안을 찾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남구 주민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
|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국회의원과 남구의회 의원들이 9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 55보급창의 남구 신선대 부두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