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호텔을 매입해 학생교육원 제주분원을 설립하려던 계획이 시의회의 반대로 급제동이 걸려 연내 추진은 사실상 수포가 됐다.

울산시의회 청사 전경. 국제신문 자료사진

울산시의회는 제233회 임시회에서 울산시교육청의 ‘2022년 수시분 울산광역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한 결과 시교육청이 올해 계획한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안을 삭제하기로 가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계획안에 포함된 총 7개 사업 중 유곡중 급식소와 검도장 증축, 울산 강북교육지원청 청사 증축, 울산과학고 실험실습동 증축, 가칭 직업교육 복합센터 설립, 서부초등 증축 등 5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그러나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과 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변경 건은 삭제하기로 했다. 교육위는 “삭제된 2개 사업은 다양한 의견 수렴 요구가 있고, 현장 방문 등 심도 있게 타당성을 검토해 다음 연도 본예산 심의 때 재논의할 것”이라고 수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제주공항 인근 도두일동 일원 대지 5210㎡, 건물 전체면적 6013㎡, 지하 1층 지상 4층, 125실 규모의 호텔을 191억여 원에 매입해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매입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자 시의회 교육위원회 심의에서 삭제된 사업과 관련해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천미경 의원은 “제주분원 부지가 제주공항과 불과 2.2㎞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항공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이 크고, 바다 조망권을 갖추지 않는 등 학생들의 쾌적한 숙박환경 조성과는 거리가 멀다”며 “매입비도 감정평가액 수준으로 구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분쟁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도록 비용 분석, 전문가와 교육공동체 의견 수렴, 현장 답사 등 여러 방면에서 세밀하고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대룡 의원도 “학생교육원 제주분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학교 간 경쟁이 불가피하고 탈락했을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상실감이 우려되는 만큼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며 “83%의 만족도가 나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설문 내용이 타당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