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10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다. 유례 없는 복합적인 경제 위기 속에 ‘이태원 참사’까지 겹치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초반부터 큰 위기에 봉착했다.
청와대를 국민에 개방한 뒤 ‘용산 시대’를 열었고, 파격적인 ‘도어 스테핑’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6개월간 윤석열 정부의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취임 6개월 30% 안팎에 머문 국정 지지율은 지방선거 후 노골화한 여권 내 권력 다툼, 검찰 편중 인사, 대통령 해외순방 중 비속어 논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개선을 핵심 기조로 내걸고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한 국내 전기차업계의 손해를 사전에 막지 못했고, 북한의 도발은 어느 때보다 과감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지방시대’를 내걸었지만 이를 총괄한 지방시대위원회는 출범조차 하지 못해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지역 공약은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
윤 대통령은 9일 특별한 의미 부여 없이 종교계 인사와의 면담 등 일상적인 집무를 수행했다. 비공개 오전 일정을 들어 도어 스테핑도 생략했다. 도어 스테핑은 지난달 28일을 끝으로 12일째 중단됐다.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중 도어 스테핑 중지를 결정했지만 애도기간이 끝난 뒤에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이태원 참사 정부 책임론과 책임자 문책론, 대통령실 대응 논란 등 민감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소나기는 피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취임 6개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부족한 점도 많았던 6개월이었지만,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은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우고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드리고, 대외적으로도 윤석열 정부의 비전과 지향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과 국정기조 전환 없이는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동력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 정책기조를 신속하게 재정비하고, 과감한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첫 번째 관문은 이태원 참사 후 국민 눈높이에 맞춘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