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선 처리 시한 연장 관측도
- 이태원 국조 놓고도 ‘강 대 강’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에도 여야는 서로 ‘선(先) 양보’를 요구하며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체 수정 예산안 제출 강행을 시사하며 최후통첩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다수석을 앞세워 고집부려선 안 된다고 되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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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협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왼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 김정록 기자 연합뉴스 |
여야가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강 대 강 대치 속에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끝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며 정부 여당의 ‘최종 협상안’ 제시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와 관련해 “민주당이 정부가 하고자 하는 중요한 일들을 모두 삭감한 채 통과시킨다는 건 갑질이자 힘 자랑이고 나라 재정,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일”이라며 “민주당이 저 안을 통과시키고 나면 후폭풍이나 후유증을 감당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자체 수정안이 통과되면 올해 하반기 각 상임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산안 협상이 갈피를 못 잡으면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국조)도 공전하고 있다. 야당은 참사 희생자 49재가 되는 16일 전에는 특위가 본격 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주 원내대표가 국조 특위 위원들의 사임계를 받은 뒤 ‘예산안 선처리’를 요구하며 대치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끝내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면 야3당은 즉각 성역 없는 국조에 돌입할 것”이라고 국민의힘의 국조 특위 복귀를 압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야3당이 일방적으로 국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을 처리한 다음 국조를 실시하자고 분명히 합의했다”며 “예산안에 대해선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 버티면서 국조만큼은 정해진 시간을 어기고 신호위반해가며 개문발차하겠다고 야단이다”고 비판했다.
여야가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견을 좁히기 위해 예산안 처리 시한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