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기반 부족한 尹대통령
- 차기총선 통한 당 재편 급선무
- 위협없는 ‘관리형’ 김기현 필요
- 안철수 당선 땐 차기대권 순풍
- 예정된 일정 취소하고 숨고르기
‘대통령의 전당대회 난입사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대통령실과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간 충돌로 진흙탕 싸움이 되자 야당(더불어민주당 박용진)에서 나온 촌평이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의 집중 공세에 6일 “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며 한발 물러선 뒤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치권은 윤 대통령과 안 의원 충돌, 그로 인해 빚어진 전당대회 과열 양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총선 공천권’으로 보고 있다.
정치 경험이 없고, 아직 당내 기반이 취약한 윤 대통령으로서는 차기 총선을 통해 국민의힘을 ‘윤석열 당’으로 재편하는 게 급선무다. 집권당을 친정 체제로 구축해야 국정에서 속도감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이를 위해선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어야 하고, 대통령의 뜻을 확실히 아는 ‘친윤(친윤석열)계’ 당 대표의 당선이 필요하다. 물론 조기 레임덕을 불러올 미래권력 가능성은 없는 ‘관리형’이어야 한다.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처음부터 김기현 의원을 향한 이유다.
문제는 안철수 의원 역시 입당 직후부터 목표는 ‘당권’이었다는 점이다. 탈당과 창당을 거듭한 뒤 지난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안 의원으로서도 차기 대권을 노려보기 위해서는 당내 착근, 더 나아가 당 장악이 우선 과제일수 밖에 없다.
지난해 3월 대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 등 초기 내각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안 의원은 모두 고사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당권을 잡아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해 당을 장악하는 그림을 처음부터 그리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불신은 안 의원이 이처럼 처음부터 윤 정부의 성공을 돕기보다는 ‘자기정치 할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이 ‘윤안연대’를 들고나와 윤심을 주장하는 것에 대통령실이 격분한 것이다. 특히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순간 미래권력이 되는데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이를 두고볼 수가 없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측은 이번 전대를 통해 여의도에 정치적 기반을 갖고 싶은데 그게 여의치 않으니 짜증이 나는 것”이라면서 안 의원에 대해서는 “이번 전대를 통해 국민의힘에 착근하는 데 그 의미를 둬야지 윤 대통령에 맞서 당권을 쟁취하는 데 그 목표를 두어선 앞으로 정치 역정만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이번 전쟁은 윤석열 정부의 조기 레임덕 여부가 달려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노골적인 대통령실의 지원에도 윤심 후보(김기현 의원)가 패배할 경우 윤 대통령이 입을 정치적 내상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윤심 후보가 승리한다 해도 일시적으로 당 장악에 성공하겠지만 전대 과정의 상처와 편가르기의 역작용은 중도층의 이탈을 가져와 차기 총선에선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한 국정동력 확보라는 더 큰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이번 전대 개입은 ‘양날의 칼’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