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무용론” 등 장애물 많아
- 취수원 당 차원서 중재나설 수도
- 원전 방폐물법 입장표명도 촉각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부산 울산 경남(PK)의 현안사업에 눈길이 모인다. 김 대표는 PK 출신으로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높은 데다 당 대표 후보 시절 현안에 대한 지원을 공언하기도 한 만큼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를 풀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주호영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김 대표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의 방향성은 공감하고 있다. 지난 1월 부산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가덕신공항을 ‘김영삼 공항’으로 명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구 경북(TK) 신공항 추진으로 가덕신공항 국비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정부가 만들어준 예산 가지고 쪼개기 할 거면 대표할 필요가 없다. 예산을 짤 때부터 주머니를 키워야 한다”면서 대표가 되면 예산 규모를 키워 두 공항을 동시에 추진할 발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방 공항을 추진할 때마다 수도권에서 터져 나오는 ‘지방공항 무용론’을 넘어서야 하는 데다 야당이 호남 등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말처럼 예산 규모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사업인 ‘부산 물 문제’도 핵심 관심사다. 현재 정부는 황강 복류수와 낙동강 여과수를 동부 경남과 부산에 공급하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추진 중인데, 취수원인 합천과 창녕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취수원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꺼내 들었음에도 지자체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치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후보 시절 “중앙정부가 개입해야 하고 정치인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당 차원에서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같은 PK 내 갈등을 봉합해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만큼 김 대표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원전 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건립에 목소리를 낼지도 주목된다. 김 대표는 “주민 수용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관련 법안 저지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김영식 이인선 의원은 각각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미 로드맵까지 공개했다. 특히 이인선 의원 안에는 김미애 김희곤 백종헌 의원 등 PK 의원 다수가 공동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당내에서도 찬성 목소리가 작지 않아 이견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숙제다. 이 대표가 원전 방폐장 시설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PK를 중심으로 “지역 표를 의식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부울경 지자체가 메가시티 이후 추진 중인 경제동맹에 힘을 실어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는 메가시티에 대해선 여러 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지만 경제동맹과 관련해선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김 대표가 “지자체 간 협력은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경제 분야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경우 당 차원에서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