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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협력 물꼬 틔웠지만…과거사 문제 일본이 주도권

尹대통령 방일 성과와 한계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23-03-19 20:41:48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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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규제 해제·지소미아 정상화
- 기시다 총리 강제동원 사과 없이
- 尹 “구상권 행사 없을 것” 쐐기만
- 日측, 위안부 합의 이행 요구 등
- 또다른 청구서 제기할 우려 남겨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6, 17일 일본 방문은 역대 최악으로 치달아온 한일 관계가 정상화로 진입하는 중대 전환점이 됐다. ‘과거사 면죄부’라는 일각의 날 선 비판에도 12년 만의 정상 셔틀외교 재가동을 비롯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경제안보협의체 발족, 수출규제 해제 및 경제안보 분야로의 협력 확장 등의 성과를 남겼다.
1박 2일 간의 일본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7일 오후 귀국을 위해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한일 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도 공통되게 나오고 있다”면서 “외교라는 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양자 또는 다자관계에서 판을 바꾸는 것이라면, 윤 대통령의 방일은 커다란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방일 성과자료를 통해 “한일 양국의 모든 협력 채널을 조속히 복원하고 경제안보와 미래 첨단산업 분야로 전략적 협력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데 가장 의미를 뒀다. 또 “양국이 합의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경제안보대화’ 출범을 통해 외교 안보 분야 협력의 폭이 확대되고 신흥·핵심기술 협력, 기술보호 등 주요 경제안보 이슈에서 양국의 공동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은 반도체 소재 3종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했다. 이후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 조치가 뒤따를 경우 소재·부품·장비 분야 교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양국 산업계 간 협력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통령실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의 핵심 협력 상대인 일본과 공급망 협력에 나설 것”이라며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콘텐츠 소비재 등 분야에서 서로 수출과 협업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완전 정상화를 선언함에 따라 지소미아 관련 불확실성도 제거됐다. 이에 따라 한미일 또는 한일 간 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또다른 중심축인 ‘과거사 문제’는 사실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완승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우리 측 강제징용 배상 해법에 대한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이 따르지 못하면서 ‘물 컵의 반’은 채워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한 마디 사과도 보태지 않고 역대 정부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는 간접 화법만으로 제 3자 변제 방식에 쐐기를 박았다. 윤 대통령은 “구상권 행사는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못 박았다. 이를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남겨 추후 일본의 호응 조치를 견인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국 간 현안인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등에서도 협력을 기대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위안부 합의 등을 거론하며 또 다른 청구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일 강제징용 해법 발표 당시 ‘물 컵에 물이 절반 이상 찼다’고 비유했던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위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가 채워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한 번에 그게 다 채워지겠느냐”며 향후 추가 호응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셔틀외교 복원을 넘어 앞으로 일본 측의 호응을 어떻게 이끌어내고 본격적인 관계진전을 견인할지, 윤석열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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