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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 윤 대통령은 왜 한일관계 개선을 서둘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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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던 한일정상회담이 끝났습니다.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모든 것을 다 주고 얻은 것은 없다는 ‘굴종외교’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컵 외교. 서상균 화백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동원과 관련해 ‘제3자 변제안’을 들고 나오며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로 인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철회했습니다. 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도 완전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대일외교 방안은 사전에 일본과 현안을 하나하나 조율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선물을 먼저 주고 일본의 대응을 기다리는 일종의 ‘이니셔티브 전략’이라고 합니다. 이런 전략이 성공했느냐는 당장 평가하기 힘듭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국을 답방할 때 들고올 선물에서 어느 정도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왜 이렇게 욕을 얻어 먹으면서 일본과 잘 지내려고 할까요. 취임 1년도 안 됐는데 왜 이렇게 서둘러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설까요. 뭔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항하는 한미일 공조 체제를 서둘러 복원해야 한다는 미국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하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밤에 윤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례적으로 공식 성명을 냈습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 해법을 줄기차게 요구한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중러북에 대항해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태평양을 너머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중러북과 가까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은 과거사에 얽매여 손을 잡지 못하는 한일 양국을 보며 조바심이 났을 것입니다.

4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윤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를 먼저 풀고 오라는 사인을 보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윤 대통령도 이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보일 수 없음을 인지했을 것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쏴대는 북한, 당장이라도 대만을 침공할 거 같은 중국, 이미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 3국의 도발에 느긋하게 있다가는 국가의 생존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자각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지금 국제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수위가 높습니다. 등거리외교라며 애매한 태도를 보일 시점이 아닙니다. 중국이냐 미국이냐 이제 분명히 한쪽을 선택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최근 부산을 방문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필자를 만나 “이제 우리는 일본을 제국주의 군국주의 국가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자유주의 진영의 한 축으로 볼 것인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해군력이 강한 일본과 손 잡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외교에 있어 최우선은 국익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원치 않지만 주변국과의 외교가 매우 중요합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한 때는 한국을 식민 지배했던 일본과도 손을 잡아야 합니다. 한국전쟁 때 북한 편을 들어 통일을 가로막았던 중국과 최대 규모의 경제 교류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지금 이 순간을 놓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윤 대통령의 선택이 이해가 됩니다. 다만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 국민에게 최대한 이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일을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금의 국제정세와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안을 알기 쉽게 국민에게 설명한다면 국민도 이해할 것입니다. 국익이 우선인데 못 할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왜 이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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