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청과들 운영난에 ‘폐과’ 선언
- 일반 의료기관 기피 분야도 많아
- 전문·포괄적 시설 필요성 대두
- 민간영역 중첩않게 재활 등 집중
- 응급의료기관 역할은 지켜봐야
부산시가 시립아동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은 아동·청소년을 전문적이고 포괄적으로 진료할 의료 체계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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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전문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의과대학에서 소아청소년과(소청과) 전공의가 급감하는데다 일선 소아·청소년 병원 폐업까지 잇따르면서 이에 따른 의료 공백을 공공 부문에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공개한 ‘부산시립아동전문병원 설립 필요성 기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수련병원 5곳 중 소청과 전공의 정원만큼 모집인원을 채운 곳은 부산대병원 1곳에 불과했다. 특히 5곳 중 2곳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청과 기피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공의 지원율은 2020년 78.5%에서 2021년 37.3%로 떨어진 데 이어 2022년엔 23.1%까지 추락했다.
이미 개업한 소청과의 운영난도 심각한 수준이다. 소청과 개원 의사 단체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들의 수입이 28%나 줄어 병원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소청과 의원 662개가 폐업을 했는데도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는 30년째 동결”이라며 “그나마 수입을 지탱해주던 예방접종은 100% 국가사업으로 저가에 편입됐고, 국가예방접종사업은 시행비를 14년째 동결하거나 100원 단위로 올려 예방접종이 아예 없어졌다”고 호소했다.
정신질환이나 소아재활 등 민간 병원이 꺼려하는 진료 서비스를 공공병원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도 시립아동병원 설립 주요 근거다. ‘부산시립 아동전문병원 설립 필요성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부산에서 뇌성마비와 발달지연 진단을 받은 환아 4957명 중 재활치료를 받은 경우는 1257명(25.4%)에 불과하다. 특별·광역시 중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한 경제적 취약 아동은 일반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이정현 책임연구원은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을 복합적으로 겪고있는 아동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관이 부산에는 거의 없어 이를 보완할 치료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시립아동병원이 설립되더라도 재활치료 등에 집중하게 돼 민간 의료기관과 경쟁관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립아동병원이 응급의료기관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는 향후 용역 과정에서 되짚어봐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 책임연구원은 “응급실을 운영하려면 배후진료과도 갖춰야 하는데 지금까지 논의된 병원 규모(80병상)에서 중증환자까지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처음엔 재활치료 위주로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