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언급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0일 “적대적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며 경고했고, 국내에서도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들어 안보 불안을 야기했다며 야당을 중심으로 큰 비판이 일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무기 공급은 그것이 어느 나라에 의해 이뤄지든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면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자국 입장에 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이 전쟁 개입을 뜻한다며 사실상 유감 입장을 밝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에 이은 두번째 경고다.
이와 관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미국과 폴란드에 탄약과 무기를 판매한 한국을 “이미 교전국으로 간주한다”면서 나토 회원국에 탄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하루는 대통령의 말 몇 마디로 대한민국이, 또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천 냥의 빚을 진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군사 지원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해서 대러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동북아 평화 안정에 큰 부담되지 않을까 정말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의원은 CBS라디에 나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주면 당연히 (한국을) 적대 국가로 선포할 것”이라며 “북한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의 형태로 (러시아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북한의 핵미사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러시아까지 적대국으로 만들면 두 개의 적대국에 맞서 우리가 어떻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 외교가 위험하다”며 분단국가, 미국의 동맹국, 반도국가, 통상국가 등을 거론한 뒤 “한국은 네 가지 숙명을 안고 있다. 윤 정부는 그것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은 정교해야 하고 외교는 더 정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시비축탄까지 끌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바람에 전시 비축탄이 부족하다. 특히 155㎜ 포탄 비축량이 1주일 치밖에 안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년 9월에 푸틴이 얘기한 대로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나 기술 지원(핵미사일 개발에 몇 가지 빠진 기술들)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20일 “대통령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러시아 당국이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서 코멘트하게 되는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인도적 기준에서 봐서 국제사회가 모두 심각하다고 여길 만한 중대한 민간인 살상이나 인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런 가정적인 상황에서 한국도 그걸 어떻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나 하는 가정형으로 표현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한국이 해오는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에 변화 없다”며 “인도적 지원과 재정적 지원을 작년보다 올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필요하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재건을 위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국내법에 바깥 교전국에 대해서 무기 지원을 금지하는 법률 조항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자율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 사회 대열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한러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 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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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김병주 의원 등이 20일 국회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송갑석, 이원욱 의원, 무소속 김홍걸 의원, 민주당 정성호, 김병주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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