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에 ‘새 파트너 있다’ 메시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 배경에 대해 북한이 지난 30년간 추진해온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대중·대러 관계에 있어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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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8월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북한 김정일(왼쪽)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연합뉴스 |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L.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지난 12일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북러 정상회담의 의미를 이같이 진단했다.
칼린 연구원과 헤커 교수는 “러시아를 향한 김정은의 행보는 30년간의 대미 관계 정상화 노력을 포기한 근본적인 정책 변화”라며 “북한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얼마나 끈질기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냉전이 끝날 무렵 김일성은 붕괴하는 구소련과 고압적인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공식화했고, 김정일은 대미 관계 정상화와 핵 개발이라는 병진 노선을 채택함으로써 김일성의 정책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도 선대의 정책을 이어받아 핵·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와 대미 협상을 함께 추진했으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은 이웃 강대국(러시아·중국)에 대한 완충 장치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했던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장기적인 지정학적 흐름에 따라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 재조정이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길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국 영공과 비행장 항구를 러시아 전투기와 해군에 개방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지원 강화, 러시아의 북한 핵·미사일 지원 강화 수순으로 양국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 ‘새 파트너(러시아)가 있다’는 외교적 메시지를 던지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CNN 방송의 프리다 기티스 국제문제 칼럼니스트는 “북러 회담은 김정은의 입지를 강화하는 일종의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를 제공한다”며 “북한은 중국을 향해선 다른 선택권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