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귀국했다. 지난 10일 호주 부임을 위해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를 경유한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함”이라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되어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 차례에 걸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다”고도 말했다. 이 대사는 취재진의 연이은 추가 질문에 뚜렷한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수사 문제는 수사기관에서 말씀드리겠다”고만 말하고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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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4.3.21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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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가 참석하는 회의는 오는 25일부터 호주를 비롯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다. 주요 방산 협력 대상인 이들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현지 정세와 시장 현황, 수출 수주 여건, 정책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러나 전날에야 개최 일정이 확인된 이번 회의를 두고 이 대사의 귀국 명분을 위해 급조된 회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언론 통화에서 “이 대사가 귀국하는 그림을 만들려면 가장 자연스러운 게 방산”이라고 말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6개국 대사들이 주재국을 비우고 서울에 모여 하는 회의 방식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권역별 방산수출 관계망 회의 때는 재외 공관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한데다 어차피 전 세계 공관장이 모두 모이는 연례 재외공관장회의가 다음달 예정돼 있는 탓에 더욱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대사는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 후에는 한·호주 간에 계획된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 준비와 관련한 업무를 하며 내달 10일 총선 무렵까지는 국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중 공수처 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새벽부터 인천공항에 집결해 이 대사 도착을 기다리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홍익표 원내대표·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의원 10여명은 ‘피의자 이종섭 즉각해임! 즉각수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 대사 임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애초부터 호주로 출국한 게 잘못된 것”이라며 “이 대사의 귀국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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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들이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이종섭 주 호주 대사를 향해 사퇴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3.21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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