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대통령, 국민 위한 개편 강조
- “김대중 때도 2년 만에 복원했다”
- 비서관엔 이동욱·이원모 등 내정
- 야권 “검찰 통제 방식만 바뀔 것”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면서 검사 출신인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발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자신의 대선 공약을 스스로 파기한 셈인데, 윤 대통령은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며 민심을 더 잘 듣기 위한, 국민을 위한 개편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에 4·10 총선 참패를 겪은 윤 대통령으로서는 그만큼 민정수석실 복원을 통한 민심 파악이 절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사정기관 장악 의도가 숨어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역대 정권에서 민정수석은 민심 청취 기능보다는 검찰·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총괄·지휘했다. 사정기관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가 집중되면서 민정수석은 인사권까지 쥘 수 있었다. 노무현 정부의 문재인 수석, 박근혜 정부의 우병우 수석, 문재인 정부의 조국 수석 등 역대 민정수석들이 이른바 ‘왕수석’으로 불린 이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임 김 수석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과거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런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 아무래도 민심 청취기능이 너무 취약해서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역기능을 우려해 법무비서관실만 두셨다가 결국 취임 2년 만에 복원하셨다”고 덧붙였다. 민정수석실에는 비서실장 직속이던 기존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이관하고, 민정비서관실을 신설키로 했다. 민정비서관에는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이, 공직기강비서관에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즉각 ‘사정기관 장악’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민심은 핑계”라며 “사정기관들을 앞세워 여론동향이라도 파악할 셈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주현 민정수석은 박근혜 정부 법무부 차관으로 우병우 민정수석과 함께 사정기관 통제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결국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약화되는 사정기관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사 출신을 앞세워 민심을 제대로 청취하겠다는 말을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되나. ‘한동훈식’에서 ‘우병우식’으로 검찰을 장악하는 방식만 바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세계 어느 나라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법률가가 지휘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하게 한다”고 한 발언도 비판했다. 그는 “검사가 정보를 잘 다룬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며 “여의도를 ‘입틀막’할 정보가 없어서 총선에서 패배했다는 망상에 빠진 게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개혁신당 주이삭 대변인은 “민정수석 신설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는 그 본질이 다뤄지지 않는다면, 민정수석실을 새로이 신설하는 것만으로 대통령의 민심 청취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