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5년 간 진행한 무주택 서민 대상 대출심사의 99% 가량에 대해 판정을 번복, 대출심사 시스템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신청자 대부분이 심사에서 부적격을 받은 뒤 이의제기를 통해 적격으로 전환됐다는 것인데, 2021년 이후 올해 8월까지는 적격전환율이 99.0%를 초과했다. 대출심사 시스템의 오류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하는 추세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석(국민의힘, 경남 양산갑) 의원이 16일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가 저리로 운용하는 주택구입·전세대출심사에서 최근 5년 간 이의제기를 통해 적격으로 전환된 사례의 비중은 99%대였다.

적격전환율을 연도별로 보면 ▷2019년 94.8% ▷2020년 98.4% ▷2021년 99.3% ▷2022년 99.8% ▷2023년 99.8% ▷2024년 8월 기준 99.9%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HUG가 0~3.95%의 저리로 운용하고 있는 디딤돌·버팀목 대출을 포함해 전체 대출 건수가 53만여 건으로 전년보다 2배 가량 뛰었다. 그중 15.5%(8만2538건)가 자격심사 및 자산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이 났고, 그중 75%(6만2397건)가 이의제기 접수됐다. 이의제기 접수된 건의 99.8%인 6만2298건이 재심사를 거쳐 적격 처리됐다. 이 과정에는 최대 20일이 소요됐다.

HUG가 심사에서 가장 많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단계는 ‘자격심사’와 ‘사전자산심사’로 나타났다. 자격심사의 경우, 버팀목 전·월세 대출에서 디딤돌 구입 대출 등으로 전환하는 등 기금대출을 갈아타는 경우와 공공임대 주택 퇴소 전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에 부적격 판정이 흔히 일어났다. 이는 이용자가 기금대출 중복이용이 아니라는 점과 공공임대 주택 미거주를 증명할 서류 제출 시스템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전자산심사의 경우 순자산 기준금액을 초과할 경우 부적격 판정이 이뤄졌다. 현재 HUG는 행정안전부, 한국부동산원, 금융권 등에서 데이터를 자동 추출해 자산을 검증하고 있으나 신청자 자격 및 자산 상황에 대한 처리가 정확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

윤 의원은 “현재 HUG가 운용하는 대출 시스템에서 오류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이용자가 최대 20일의 대출 지연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6년째 시정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대출 심사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