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사법원 설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1년 부산변호사회가 ‘해사법원 부산 유치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이후로 알려져있다. 13년 전부터 부산이 해사법원 설립을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부산에 아직도 해사법원이 설치되지 못한 것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산이 해사법원 유치에 나서자 인천 세종 등 다른 지자체들도 경쟁에 뛰어들면서 각 지역구 국회의원마다 해사법원 유치를 위한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는 등 지자체 간의 경쟁이 오히려 법안 논의에 걸림돌이 됐다.
20대 국회에서는 4명의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부산 여야 의원이던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유기준 의원은 부산에 해사법원 유치를 위한 법안을,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인천에 무소속 안상수 의원은 서울에 해사법원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더 이상 진전 없이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해당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도 부산에선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윤상현 배준영 이수진 장동혁 박재호 박찬대 의원 등 7명의 국회의원이 각 지역구가 있는 지역에 해사법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공동발의 의원 수까지 포함하면 총 105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면서 같은 당 소속 의원들 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21대 국회에서도 자동 폐기되는 운명에 처했다.
지자체 간의 경쟁 외에도 전문가들은 해사법원 설립 발의가 부진한 이유로 해사재판 수요가 적다는 인식을 지적한다. 해사재판의 개념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