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의 지지율 하락, 야당의 탄핵공세, 여당 내부 윤한 갈등 등을 ‘힘든 상황’이라 표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는데, 최근 자신을 향한 여러 비판과 공세에도 기존의 국정운영 방향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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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아 대웅전 입구 양쪽에 장식된 국화를 바라보며 주지 정오스님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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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항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부산 세계자원봉사대회’ 참석을 위해 부산을 방문, 행사가 열리기 전 금정구 범어사에 들러 주지 정오스님, 방장 정여스님 등과 대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오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사람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말씀과 힘들지만 꿋꿋하게 이겨내며 대통령이 되신 모습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셨다”며 “코로나 시국에 국가 재정이 과도하게 사용되어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실 텐데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정오스님은 직접 쓴 ‘무구무애(無垢無碍)’라는 문구가 적힌 족자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 문구는 ‘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하며 “나라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범어사에서 주신 많은 가르침에 힘입어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했다.
정여스님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든든하다”고 윤 대통령에게 덕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자승스님 입적 당시를 떠올리며 “그 당시 자주 전화도 드리고 용기를 많이 주셨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여스님은 “동산스님의 가르침 중에 ‘감인대(堪忍待)’ 즉, 견디고 참고 기다리라는 가르침이 있다”며 “‘일인장락(一忍長樂·한 번 참으면 오랫동안 웃는다)’이라는 말처럼 직무를 하시는 동안 힘들 때마다 이 문구를 보며 지혜롭게 극복하시라”며 ‘감인대’가 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좋은 말씀과 글을 받아 간다”며 감사를 표했다.
정여스님은 “인생을 살다 보면 가슴에 남는 것들이 있고 스스로를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바깥에서 흔드는 것보다도 내 스스로가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 마음속 상처를 너무 간직하면 병이 된다. 적당히 비우며 새로운 것을 채우겠다는 마음가짐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늦게 왔다”고 답했다.
범어사 측은 윤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대웅전 양쪽을 국화를 장식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오 스님에게 “20여 년 전 부산에 근무했고, 떠나서도 금정산을 등산하며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며 회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