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96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해 이제는 ‘국민생활 필수품’ 반열에 오른 자동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5%)를 폐지 또는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을)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납부액은 1조6541억 원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많았다. 1977년 도입된 개소세는 특정한 물품, 특정한 장소 입장, 특정한 장소에서의 유흥음식 영업행위에 부과되는 세목이다. 한편 개소세는 사치성 높은 물품 소비를 억제하면서 세금부담을 공정하게 하도록 매기는 세금으로 흔히 ‘사치세’라고도 불린다.

고가 물품에는 보석·귀금속·모피·자동차, 사치와 연관되는 장소엔 경마장 골프장 카지노 유흥주점 등이 포함돼 이를 구매하거나 이용할 경우 개소세가 부과된다. 자동차의 경우 현재 차량 가격의 5%가 개별소비세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개소세 도입 이후 47년이 지났지만, 자동차에 대한 개소세 부과가 유지되는 등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해 ‘낡은 세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는 약 2613만 대로, 인구 1.96명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민 2명 중 1명이 ‘사치세’를 낸 셈이다. 또한 정착 사치품에 해당할 수 있는 차종의 경우, 개소세 부담이 적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고가의 레저용 자동차인 픽업트럭은 화물차라는 이유로 개소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개소세법 시행령에 따라 개소세는 승용차(전기자동차 포함)에만 붙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성훈 의원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등에 붙었던 개소세는 2015년 폐지됐지만, 자동차에 대한 개소세 부과는 아직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세금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민정서를 반영한 합리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