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별검사법’의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재표결하고, 부결되면 다음 달 곧바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재판지연 방지 태스크포스(TF)’는 20일 비공개로 첫 회의를 열고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가 나오기까지 2년 2개월이 걸린 것이 의도적 재판 지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 대표 재판을 집중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건 별로 전담 변호사를 각각 3명 투입했다. 특히 공직선거법 혐의의 1심 선고가 늦어진 이유를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25일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TV 생중계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앞서 법률자문위는 지난 15일의 1심 선고 역시 생중계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15일 1심 선고 이후 위증교사 혐의 선고에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아졌고, 이에 많은 국민은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선고가 반드시 TV 생중계 되기를 희망한다”며 “민주당은 사법부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강하게 보인다. 이번 선고가 생중계되고 선고 과정이 국민에게 실시간 전해지는 것이 사법정의 차원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재명 일극체제 흔들기 시도도 포착된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1심 판결 이후 민주당 내부 기류와 관련, “굉장히 동요가 크다고 한다”며 “재판이 계속 진행되고, 이번에 또 하나 추가 기소(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관련 업무상 배임혐의)가 됐다. 내부에서 어떤 형식이든지 자성의 목소리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앞으로도 불법 대북송금 사건, 백현동, 대장동, 위례신도시, 성남FC 등 더 중한 재판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한테 질질 끌려다니면 망하는 길로 간다. 이 대표가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자기의 사법 리스크가 정리될 때까지는 대표직에서 빨리 물러나는 게 맞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에 화력을 집중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보편적 상식과 양심을 가진 의원이 채 10명도 없다면 ‘양심 불량의 힘’”이라며 “‘김건희 특검에 적극 찬성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운동 자유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축사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주장했다. 그는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는 말이 있다. ‘정치와 돈’의 긴장관계를 표현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선거법은 금권선거,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를 막고 선거운동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는 순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며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