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된다. 한동훈 대표와 그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이 오른 것과 관련, 당무감사를 통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친윤(친윤석열)계의 주장이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경찰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당사자인 한 대표가 이 문제에 말을 아껴 친윤의 공세가 더욱 강화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털어낼 것이 있으면 빨리 털어내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 지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단순히 대통령을 비방했으니 당무 감사하자는 게 아니다”며 “당무감사도 당무감사지만, 한 대표가 그냥 가족들에게 물어보고 입장 밝히면 되는, 너무 간단한 문제다. 가족들에게 집에 가서 물어보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 선고 등 문제 사안이 많은 중요한 시기에 (건건이 대응해) 다른 이슈를 덮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당대표의 판단”이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친윤계의 당무감사 주장에도 “당 시스템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당무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시 검토하고 고민하겠다”면서도 “자꾸 남들은 ‘당무감사 넘겨라’ ‘조사해라’ 하는데 그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에 거리를 두고 있는 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익명 게시판에 올린 글의 진상 조사 착수가 당원들의 익명성 보장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 대표는 이날 ‘한 대표 가족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이 아니라고 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취재진의 지적에 “당원 신분은 법적으로도 그렇고 (당원 보호를 위한) 당의 의무가 있다”며 “위법이라든가 이런 게 아닌 문제들이라면 제가 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한 대표와 가족이 실제 윤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썼다고 한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친한계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지난 19일 JTBC 유튜브에서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작성자가 누군지 색출해내고 찾아내는 것 자체가 (익명 게시판)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한동훈 대표) 가족이 했다고 하자. 그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되물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오후 당원교육이 진행되는 청주 cjb미디어센터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