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직면한 ‘사법 리스크’ 가운데 두 번째 시험대가 될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전화해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이 대표는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으로 김 전 시장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벌금 150만 원이 확정된 바 있다. 이 같은 유죄 전과와 관련해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누명을 썼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그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가 해당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김 씨에게 “KBS하고 (김병량) 시장님 측이 어쨌든 이 문제를 많이 상의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고 얘기해주면 딱 제일 좋죠”,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며 주입하듯 위증을 요구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의 요구로 직접 위증을 한 혐의를 받은 공범 김진성 씨 측은 혐의를 인정했지만, 이 대표 측은 “증언을 요구했던 대화들이 허위 증언을 해달라는 취지도 아니었고, 적어도 고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위증교사 혐의가 인정되려면 위증을 지시한 사람이 거짓을 인지하고, 위증할 의사가 없는 상대에게 이를 실행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고의’가 인정돼야 한다. 위증교사의 기본 양형기준은 징역 6개월에서 1년6개월까지다. 검찰은 가중 요소가 있다며 이 대표에게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가 앞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선고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만큼 이번 선고 결과는 그의 정치적 운명에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선거법 사건 선고의 사법리스크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유죄가 선고된다면 이 대표의 정치력에 치명타가 예상된다. 위증교사(형법) 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형 확정 이후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공직선거법과는 다르게 벌금형이 확정되면 액수와 관계없이 국회의원 자격이나 피선거권에 영향이 없다.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오면 형 확정 후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피선거권을 상실한다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이번 선고 공판을 실시간 중계하지 않기로 21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관련되는 법익과 관련 사건의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해 판결선고 촬영·중계 방송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 대표는 이 밖에 대장동·백현동 등 각종 특혜 의혹 사건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으로도 피고인 신분으로 1심 재판을 받는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등 특혜 의혹 4개 사건은 위증교사 사건과 같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가 심리 중이다. 이 대표는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 1억653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 19일 기소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 기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1일 경기도 수원시 못골시장을 방문해 호떡을 시식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