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포 전 국무회의 절반가량 참석
- 위원 다수 반대에도 밀어붙인 듯
- 野 입법 폭주를 반국가행위 규정
- 국가비상사태 사유 충족 회의적
- 尹 내란죄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
윤석열 대통령의 ‘6시간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는 물론 목적과 정당성도 갖추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 소추를 자초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이를 규탄하는 4000여 명의 시민이 4일 새벽 국회의사당 앞으로 나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헌법 89조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거나 해제할 때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한다. 또한 국무회의 규정에 따르면 국무회의는 구성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무회의를 소집했는지, 국무회의 의결 정족수 규정이 지켜졌는지 등을 두고 위법성 논란이 불거졌다. 4일 새벽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실체적,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명백한 불법 계엄 선포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계엄법에 따르면 (계엄) 선포는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치게 돼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전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국무위원은 19명 중 절반가량만 참석했으며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대다수는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무회의 참석자조차 파악되지 않아 적법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4일 오전 국무위원 전원은 사의를 표명했다. 계엄 선포 후 국회 통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논란도 있다.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갖췄는지도 관건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의 이유로 국회의 탄핵소추와 예산 삭감을 들었다. 지금까지 국회가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소추를 발의해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있으며,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본질 기능이 훼손당했다는 것이다. 헌법학자 등 전문가 대다수는 요건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본다. 헌법 77조는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윤 대통령이 지적한 사항은 합법적인 방법으로도 해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전시에 준하지 않아 병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헌법학자인 동아대 조재현(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과도한 견제·통제 장치를 사용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그것이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건 아니다. 합법적 헌정질서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 이런 상황을 병력으로 해결한다는 것 역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등에게 내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현직 대통령은 형사상 소추가 면제되지만 내란죄를 저질렀을 땐 예외적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법인 부산 권혁근 변호사는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를 막고자 국회에 군인을 파견한 것이라면 내란을 획책한 행위로 봐야 한다”며 “계엄 관련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람 모두 공범이 된다”고 주장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어젯밤 갑작스러운 계엄선포 등 국가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다”며 “뒤늦게나마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계엄이 해제된 데 대해 국민과 함께 안도하는 바”라고 대법원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출근길에 “어려운 때일수록 사법부가 본연의 임무를 더 확실하게 하겠다”며 “국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답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이날 출근길에 “정국이 혼란스러울수록 헌법이 작동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는 비상 상황에 신중하게, 그러나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문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포고령을 둘러싼 위헌성 논란에는 “생각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