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3당 의원들은 6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따라 치밀하게 기획되고 실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6일 오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태극기와 선관위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선거위원 회의를 거쳐 비상계엄 상황 때 계엄군이 선관위 청사를 점거한 것과 관련,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라며 “(계엄군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계엄군의 선관위 침탈 관련, 선관위 내부 폐쇄회로(CCTV) 열람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관위 안팎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기괴한 계엄군의 선관위 장악 의도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며 “선관위에 진입한 계엄군 중 6명이 전산실에서 통합명부시스템 서버, 보안장비가 구축된 컨테이너 C열 서버, 통합스토리지 서버 사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통합명부시스템은 선거 시 사전투표 명부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선관위도 서버 사진 촬영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행안위 야3당 의원들은 “계엄군이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의 핵심인 통합선거인명부를 촬영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이라며 “오랫동안 극우 보수 음모론자들이 주장했던 ‘22대 총선 부정 선거’궤변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산실 내부를 장시간 둘러보는 계엄군이 계속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는 점, 계엄군의 선관위 침탈 시점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약 5분 가량 빠른 밤 10시31분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한 시간은 밤 10시 23분이며, 29분에 종료됐는데, 계엄 선언 발표 종료 2분만에 계엄군이 선관위 전산실이 위치한 2층에 진입했다는 것은 사전에 선관위 장악이 준비돼있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야3당 의원들은 “계엄 선언 이전부터 선관위 장악과 서버 침탈이 계획되었다면 이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악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라며 “선거제도와 국가기관을 악용해 음모론을 현실화하려 한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책임자는 반드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이날 계엄군이 선관위 청사에 진입한 것과 관련, “헌법과 법률에 근거가 없는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라며 “(계엄군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노 위원장은 “관계 당국은 국민주권 실현 주무 기관인 선관위 청사에 대한 계엄군의 점거 목적과 그 근거 등에 관해 주권자인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현재까지 계엄군의 내부 자료 반출은 없었지만, 추후 피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확인·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