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尹탄핵안 매주 재발의 추진
- 유죄 땐 치명타 … 조기대선 의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에 책임을 지고 2선 후퇴를 시사하면서 윤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놓고 여야 간 기싸움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질서 있는 퇴진’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권가도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탄핵을 통한 퇴진으로 조기 대선을 치를 태세다.
여야가 퇴진 시점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차기 대선의 시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만 보더라도 선거법과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년 말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대법원 판결 전 조기 대선을 관철하려는 민주당과 대법원 판결 이후로 대선을 늦추려는 국민의힘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8일 대국민 담화에서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언급했다. 다만 조기퇴진 시점이나 방안 등에는 말을 아끼면서 당내 논의를 거쳐 조만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질서 있는 퇴진이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최선의 방안이라며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수세력 붕괴와 헌정 중단에 따른 국론 분열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여당의 주장이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강조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언급했다. 그는 “87년 헌법 이래 최초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줬고, 5년 내내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지 않았나”라면서 “그 다음에 윤석열 대통령도 불행한 종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퇴진 시기를 6개월 뒤인 내년 6월께로 거론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경우 내년 8월께 대선이 실시된다. 헌법 제68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반면 야당은 하루라도 빨리 윤 대통령을 끌어내려 조기 대선을 치르자는 입장이다. ‘비상계엄 사태’에 분노한 민심을 등에 업고 즉각 탄핵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 본다. 탄핵 정국은 야권이 여론을 ‘우군화’할 수 있는 무대다. 야당은 국민의힘 불참으로 폐기된 탄핵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연말 전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탄핵안의 ‘수요일 발의, 목요일 보고, 토요일 표결’을 매주 반복하겠다는 것으로, 당장 오는 11일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다시 발의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임기단축 개헌과 관련, “지금 고려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 최대 리스크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자진사퇴 또는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윤석열 탄핵 촛불집회’도 적극 지원하며 여론전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을 부결시키면 매주 재발의를 해 토요일마다 탄핵안 표결을 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매주 토요일로 날짜를 맞춘 것은 국민께서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셀 수 없는 인파가 여의도를 꽉 채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