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약속했지만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대통령의 권한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불확실한 정국이 이어진다.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국정 수습 담화를 ‘내란의 연장’으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11일 재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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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어 비상 의원총회와 중진 의원 회동 등 릴레이 회의를 열었지만 한 대표가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의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9일 오전부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비상의원총회, 중진 의원 회동 등 릴레이 회의를 이어갔지만 퇴진 로드맵의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 정국안정을 위한 실무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3선 이양수 의원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TF 위원은 서지영(부산 동래) 정희용 박수민 안상훈 김소희 의원이 선임됐으며, TF에서 논의된 사항을 당 지도부가 최종 결정한다.
이날 회의에선 친한(친한동훈)계는 하야를, 친윤(친윤석열)계는 임기단축 개헌을 주장하면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한 대표 입장은 ‘탄핵에 준하는 속도로 하야 프로그램을 밝히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탄핵 부결 당론으로 역풍을 맞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윤 대통령이 하야하는 것으로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며 계엄정국을 수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BBS 라디오에서 “1년 이내건, 6개월 이내건 질서 있는 퇴진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사회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6개월~1년 내 퇴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와는 달리 친윤계와 중진 의원들은 퇴진 시점을 내후년 지방선거 혹은 그 이후로 잡는다. 이들 가운데에는 조기 하야를 하면 60일 이내 당장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기에, 차라리 탄핵을 진행해 180일의 탄핵심판 시간을 버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진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추진하면서 이 같은 혼선에 빠진 여당을 압박했다. 지난 7일 표결 보이콧에 대한 역풍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최소한 표결에라도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은 본인의 안위와 영화를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망치지 말고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며 “여당도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라며 이상한 쓸데없는 얘기를 하지 말고 이번 토요일 탄핵 의결에 참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질서 있는 퇴진’의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면 2차 탄핵안 표결에서 여당의 단일대오가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특히 한 대표와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방안이 위헌·위법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온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대표를 향한 공개 질의에서 “(윤 대통령) 퇴진 약속도 없이 자기만의 대통령 놀이를 하는 중이라면 국민기만이요 내란연장”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