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2일 헌법재판관 임명과 12·3계엄사태 관련 특검법을 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야당은 9인으로 구성된 완전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해야 하며, 정부가 내란 특검법 등을 조속히 공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윤 대통령을 향한 중복 수사, 특검법 남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야당은 이를 ‘지연 전략’ ‘내란 지속 획책’ 등으로 규정하며 즉각 반박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 권한대행을 향해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포하라고 촉구하면서 “24일까지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그 즉시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한 권한대행이 이들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즉각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도 24일까지 마치고 공석인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 절차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3, 2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번 주에 임명 동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3일부터 내년 1월 초까지 윤 대통령 구속 수사와 신속한 탄핵 심판을 요구하는 비상행동에 들어간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랬더니 대통령 내란 대행을 하고 있다”며 “한 권한대행이 24일에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즉각 이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24시간 뒤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야당의 이 같은 총공세 속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맞불을 놓았다. 권 권한대행은 “야당이 추천한 특별검사가 정부·여당의 15개 사건을 수사하겠다는 건 ‘특검 폭거’”라며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 탄압성 특검법”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정부에 이송된 내란·김건희 특검법에는 기본적으로 국정과 여당을 마비시키겠다는 민주당의 속셈이 깔려 있다”며 12·3 계엄사태에 대해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수사처 등이 과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은 여기에 더해 상설특검과 일반특검까지 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이 바라는 건 엄정한 진상 규명이지 수사 상의 혼선이 아니다. 여·야·정 국정 협의체를 통한 협치에 뜻을 모았음에도 정략적인 특검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는 민주당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민주당을 향해선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과 동일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탄핵이 가결된다”고 주장했다. 국회추천 몫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에 대해선 민주당에게 책임을 돌리며 “3명의 헌법재판관 추천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시 즉시 저희는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소해서 법적으로 다툴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