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사태와 12·14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정국 불안정 속에 새해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모드에 돌입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속도와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 여부와 벚꽃대선(3, 4월) 장미대선(5, 6월) 폭염대선(7, 8월) 등 시기가 결정된다. 여권에선 독보적인 대권주자를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여야 통틀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인다. 다만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어 야권 잠룡들도 몸풀기에 나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폭염대선 가능성이 나오는 것은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두고 치열한 법적 다툼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법 38조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 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를 해야 하는데, 법적다툼이 최장 기간 이어질 경우 오는 6월 11일 헌재 결론이 이뤄지고 대선은 7, 8월에 열린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대선은 30일 안에 치러진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한다는 전제로 조기대선 시기를 가늠하면 1,2월 선고 때 벚꽃대선이 가능하다.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재명 대표로서는 대법원 최종판결이 예상되는 5월 전에 치르는 벚꽃대선이 자신에게 딱 맞는 시나리오다. 헌재가 91일 만에 탄핵을 인용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하게 심판이 진행되면 장미대선이 될 수도 있다. 또 내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윤 대통령이 헌재의 최장 180일을 다 채워가며 법적 다툼을 하면 폭염대선도 가능하다. 두 가지 상황 모두 이 대표로서는 사법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반면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조기대선은 없던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