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은혁 후보 여야 합의땐 임명
- 정치 불확실성 종식 위한 결정”
- 특검법엔 “여야 머리 맞대 달라”
- 與 “野 탄핵 압박에 굴복” 비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에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은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 조한창 후보자를 임명했다. 다만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조 후보자는 여당이, 정·마 후보자는 야당이 추천했다. 최 권한대행은 추후 여야 합의 때 마 후보자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및 헌법재판관 일부 임명’은 야당의 요구에 완전히 반하지 않으면서 여당의 주장을 적절하게 반영한 고육지책이란 평가를 받는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승계한 저는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시켜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헌법재판관 3명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1명을 추천하고 여야가 합의한 인물 1명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조 후보는 여당이, 정 후보는 야당이 추천했으니 국민의힘 주장과 결이 다르지 않다.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 임명을 두고 ‘여야 합의 때’라고 조건을 단 것도 마 후보를 ‘여야 합의 몫’으로 여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최소 8인 체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6인 체제에서는 헌법재판관 1명만 탄핵에 반대하면 탄핵안이 기각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야당의 탄핵 협박에 굴복한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헌법재판관 임명소식이 전해지자 입장문을 내고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강행은 헌법상의 ‘소추와 재판 분리’라는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탄핵소추인인 국회가 탄핵 판결의 주체인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헌법재판관 3인 모두 여야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절충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인해 폐기된 법안이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다시 정부에 이송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내란 일반 특검법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만 부여해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위반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를 들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최 권한대행이 국회에 쌍특검법 재의를 요구하면서 여야 쌍특검법 협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출석하고 야권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108석의 여당에서 8명만 찬성하면 200명을 넘기면 특검법은 가결된다.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내란 일반특검법은 국민의힘 의원 5명이, 김 여사 특검법은 4명이 찬성투표를 하면서 이탈표 우려가 한층 커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