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판 쓰러뜨리고 외벽·집기 파손
- 방패 등 휘둘러 경찰관 9명 부상
- 총 86명 연행… 형사처벌 불가피
- 폭력 부추긴 유튜버도 수사 전망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그의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을 초토화하는 폭력 난동이 벌어졌다. 법원 현판은 쓰러진 채 시위자들의 발에 짓밟혔고, 법원 청사는 마구잡이로 파괴됐다. 헌정사에 찾아보기 힘든 법원 공격이자 테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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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난입, 폭력 난동을 부려 법원 내외부 시설이 크게 파손됐다. 시위대에 의해 짓밟힌 법원 사무실. 연합뉴스 |
이날 새벽 3시께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지법 앞에 있던 시위대 수백 명이 법원 진입을 시도했다. 곧이어 경찰 저지선이 뚫렸고 일부는 담장을 넘어 침입했다. 이들은 법원 현판을 쓰러뜨리고 출입문에 쳐진 철문을 밀어 올렸으며 외벽을 훼손했다. 또 경찰 방패를 포함해 플라스틱 의자, 소화기 등 각종 집기로 출입문과 유리창을 깨부수며 3시20분께 내부로 진입했다. 이들은 안에서 ‘윤석열’을 연호하고 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찾으며 ‘판사X 나와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는 내부 집기를 던지며 난동을 피우고 경찰에게 소화기를 뿌리며 저항했다.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법원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를 탈취해 방어선을 구축하거나 취재진을 위협한 시위대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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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떨어진 서울서부지방법원 현판. 연합뉴스 |
경찰은 새벽 6시께야 법원 안팎 시위 상황을 종료시켰다. 시위대는 경찰 방패, 경광봉 등으로 경찰관을 폭행했고 경찰관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전후로 연행된 이들은 86명이다. 경찰에 연행된 시위대는 강도 높은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형법상 건조물침입과 공용물건손상죄가 공통적으로 적용될 것이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음이 입증되면 처벌 수위가 더 강한 특수건조물침입과 특수공용물건손상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시위자들이 경찰과 법원 직원을 위협한 만큼 공무집행방해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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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살난 법원 외벽과 창문. 연합뉴스 |
현장을 찾은 천대엽(대법관) 법원행정처장은 “TV로 본 것보다 열 배, 스무 배 참혹하다”며 민원인이 오가는 법원 청사 1층뿐 아니라 법관과 법원 공무원 사무실이 있는 5, 6층도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30년간 판사 생활을 하며 이런 상황은 예상할 수도 없었고 일어난 바도 없다. 법치주의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자 형사상으로도 심각한 중범죄”라며 “비상계엄부터 탄핵에 이르기까지 여론이 많이 분열된 상황이지만 모든 건 사법 절차 내에서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극우 유튜브 채널이 사태의 과격성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튜버들은 난동 당시 법원 내부로 진입해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일부는 폭력 사태가 정당한 ‘국민저항권’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의 동참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시위대를 선동한 극우 유튜버까지 수사받을 여지가 있나’라는 질문에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폭력 사태와 관련이 있다면 철저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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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에 무단 침입해 경찰에 붙잡힌 시위대. 연합뉴스 |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법원 담을 넘다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가 ‘훈방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윤 의원 측은 “18일 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학생들과 관련한 발언이고, 이후 발생한 기물 파손과 침입 사건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