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에는 (공자와 맹자 말씀을 포함해 정치의 요체를) 통째로 설명해서 그 쓰임이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데(平天下)에 이른다. 그러나 천하가 평안해지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나라를 다스려야(治國) 하고, 나라가 다스려지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집안을 가지런히 해야(齊家) 하고, 집안이 가지런해지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몸을 닦아야(修身) 하고, 몸을 닦아야 하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마음을 바로해야(正心) 하고, 마음을 바로해야 하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뜻을 정성스럽게 해야(誠意) 하고, 뜻이 정성스러워야 하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앎을 다해야(致知) 하고, 앎을 다해야 하는 바의 까닭은 먼저 모름지기 사물의 이치를 궁구해야(格物) 하느니라. ‘대학’은 바로 학문을 하는 강목(삼강령 팔조목)이니 먼저 ‘대학’을 읽어서 삼강령을 정립하면 다른 책은 모두 잡다한 이야기이니 ‘대학’ 속에 다 있다.
주자가 쓴 ‘대학집주’를 펼치면 주자의 서문에 이어 나오는 ‘대학을 읽는 법’ 한 대목이다. 이처럼 ‘대학’을 읽으면 학문을 하는 시작과 끝의 차례를 알 수 있다. ‘대학’이 곧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했으니 스스로 닦아, 스스로 밝게 하는 일(明明德)이 중요하다. 이는 정치인 뿐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도 마찬가지다. 나로부터 세상 모두와 함께! ‘대학’에서 배워야 할 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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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가운데)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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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상태에서 내란 혐의 수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 변호인단을 통해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아무쪼록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함께 챙기면서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을 겨냥한 옥중정치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후폭풍이 매섭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6~1.7%로 내려잡았다. 두 달 전 1.9%였다. 그 이유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 위축’이란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0∼2.1%로 낮아질 듯하다. 지난해와 올해 GDP 감소분을 모두 더하면 6조3010억 원에 달한다. 을사년 뱀띠해 전망은 더욱 어둡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몰고올 관세 및 통상 압력에 조마조마하다. 내수는 여전히 살얼음판이고 수출마저 줄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다. 국민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몸을 닦으려는 이는, 정치를 하려는 이는 반드시 먼저 제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 ‘대학’이 주장하는 바이다.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여기서 마음은 바른 마음이다. 바른 마음이 없으면 어딜 쳐다보는 건지, 뭘 듣는지, 무슨 맛인줄 알고 먹는지 모를 수 밖에 없다. 이른바 자신을 닦음이 그 마음을 바로함에 달려 있다는 것은 노여움과 성냄, 무서워함과 두려워함, 좋아함과 즐거워함, 근심과 걱정이 있으면 마음이 바르게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는 모두 외부로부터 온다. 쉽게 거부할 수 없어 일희일비 하면 바른 마음을 놓치기 십상이다.
그러니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옛날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학문을 했는데, 오늘날에는 남에게 보여 주기위한 학문을 한다’고 꾸짖었다. 이른바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이다. 위기지학은 자신을 위해 학문을 하는 것이다. 학문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인격을 수양하여 도덕적 완성을 추구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수신’(修身)’, 스스로를 밝히는 ‘명명덕’(明明德)’과 궤를 같이 한다. 위인지학은 자신을 과시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학문을 하는 것이다.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유교 경전 ‘사서’는 각각 ‘인’(仁) ‘의’(義) ‘경’(敬) ‘성’(誠)으로 집약한다. ‘대학’의 경은 바른 마음에서 찾을 수 있다. 마음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경이라고 여겼다. 경을 끝까지 밀고 가는 ‘주일무적’(主一無適 ), 항상 깨어있어라는 ‘상성성’(常惺惺)이 마음 수양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대통령으로 나선 초심이 무엇인지.
정상도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