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만나 ‘통합 메시지’를 내면서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 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예방한 자리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나중에 큰 정치적 변화가 생겼을 때도 결국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고 분열을 줄여 나가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크게 공감하고, 그런 행보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행보는 최근 비명계가 당내 ‘이재명 일극 체제’를 비판하면서 친명계와 갈등을 빚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불씨는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폈다. 김 전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친명계를 에둘러 겨냥했다.

친명계의 반박도 거셌다. 이연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선 평가는 현 민주당의 몫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김 전 지사를 비롯한 당시 참여 인사들의 몫”이라며 “과거의 매듭을 풀자면서 자신들의 매듭은 왜 풀지 않는 것인가”라고 썼다. 이 의원은 “크게 하나가 되자면서 내 책임은 빼고 남의 책임만 언급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도 했다.

양문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내란 폭동 세력과 피 말리며 싸우는 민주당에, 당 대표와 싸우겠다고 나선 극소수의 민주당원”이라고 운을 뗀 뒤 “12·3 내란 폭동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시민이 그 혹독한 추위에도, 아스팔트를 지키며 싸울 때, 당신들은 어디서 뭘 했는지 묻고 또 따지고 싶지만, 일단 윤석열 내란 폭동 세력과 싸움을 끝내고 나서 논리적으로 따박따박 논쟁해 보자”고 맞섰다.

당 지도부는 ‘분열 막기’에 나섰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의 단결과 통합의 기초는 당원 주권주의와 당원 민주주의”라며 “앞으로 당원 간 다양한 토론에서 누가 제기하는 문제든 자연스럽게 토론하고 하나하나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다양한 견해가 민주당이라는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