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을 포함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한국인 강제 동원 피해자 증언 전시’ 등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출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한국 측에 했던 약속 대부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지난해 9월 ‘등재 후속 조치에 대해 관련국과 대화하고 약속 이행이 중요하다’는 요지의 결정을 채택하면서 일본에 추가 조치 진전사항 제출을 요청한 바 있는데, 사실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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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함도 전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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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 “유네스코 측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고 시정요구를 했지만, 지난달 3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공개한 일본의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군함도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만든 산업유산정보센터(군함도 전시관)를 군함도에서 1000㎞ 떨어진 도쿄에 세울 때부터 알아봤다”며 전시관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내부 전시물 사진 및 영상 촬영 불가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서 교수는 “전시물이 외부로 유출돼 왜곡된 상황이 널리 알려질까봐 두려운 마음에 행한 조치라고 판단된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조선인 강제동원, 심각한 차별 등 피해자들이 군함도에서 겪었던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9년 동안 일본에게 속아 왔다. 그렇다면 이젠 대일 외교 전략을 바꿔야만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강제동원 역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측에 역사 왜곡을 시정하고 전체 역사를 반영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전시관 설치를 약속했지만, 군함도 탄광 등이 있는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들었고 전시물에도 조선인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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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현장인 일본 군함도(하시마)의 생존자 구연철(87·부산) 씨가 14일 부산시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군함도의 생활 등을 증언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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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에서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자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내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 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