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부 등 의원 50여 명 참석
- 김기현 “오세훈 연호에 뜻 담겨”
- 홍준표,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 원희룡, 헌재 비판…보수에 어필
국민의힘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여권 차기 대권 주자들의 행보를 본격화한다. 특히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기시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여권 잠룡들의 ‘마이웨이’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회도서관에서 주최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토론회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5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전체 의원(108명)의 절반이 토론회에 나온 것이다. 특히 행사장에는 오 시장이 발언할 때마다 환호와 함께 “오세훈”이 연호됐다.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도 “목소리와 박수에 뜻이 담겨 있다. 저는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다”며 ‘오세훈 연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토론회 직전 원내지도부의 “조기대선의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 경거망동 해서는 안 되고, 모두 자숙해야 한다는 당의 방침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박수민 원내대변인)는 메시지를 무색하게 만든 현장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PK의원은 “50여 명 당 소속 의원들이 모이고, 김기현 의원이 연호 분위기를 띄우는 등 현장만 보더라도 오 시장의 당내 입지가 드러난 것 아니겠는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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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주최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를 포함해 소속 의원의 절반인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정록 기자 |
오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수도권 일극체제 폐해를 지적하며 지방소멸 위기의 대안을 제시했는데, 여권에서는 오 시장이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국정운영 비전을 국회에서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오 시장은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난 뒤에 논의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찾아 신년 인사 차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회동은 홍 시장 측이 전 대통령 측에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홍 시장이 전통 지지층을 다지며 본격적인 물밑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7·23 전당대회 이후 잠행에 들어갔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국가기관의 분쟁을 해결해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며 “지금의 헌재는 헌법으로부터 오히려 도망 다니는 ‘헌법도망소’의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원 전 장관의 기자회견도 조기대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재판 변론기일이 끝나기 전 헌재의 공정성 문제를 공개 비판하고 윤 대통령 옹호 메시지를 냄으로써 보수층에 이른바 ‘눈도장’을 찍으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원 전 장관은 “헌법재판 변론기일이 끝날 수도 있는 시급성 때문에 나왔다”며 “지금은 공정한 헌법 재판이 되도록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그에 따라 대통령 복귀가 이뤄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당이 10대 정책 우선 순위 선정으로 조기대선 공약을 마련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가 나오자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정책개발을 위한 실무회의”라며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우선순위 정책 선정은 진행된 바 없으며 당 지도부와 일절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의원 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조기대선을 공식화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대선 준비에 나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놓고 구경만 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