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최근 중도층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당내에서 엇갈린 분석이 나오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한 번의 조사로 어떤 추세를 지금 단계에서 평가하기에는 좀 적절하지 않다. 앞으로 두세 번 여론조사를 보고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를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이 시점에서 중도층이 빠져나갔다거나 들어왔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지 않으냐”며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히 데이터를 보면, 만약에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민주당 37%, 국민의힘 33%로 오차범위 내”라며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은 19%가 약간 넘는 무당층, 무응답층”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그때 그 상황과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 것인가 그런 부분에서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도 “여론은 항상 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안 의원은 “검찰 권력이 집권했던 지난 3년 우리는 정치가, 민생이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목도했다. 사법 리스크와 비리 비위에 물든 정치인들 역시 제 역할을 못 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중도층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지지를 호소하거나 그런 모습들이 잘 보이지 않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중도층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대로 그냥 두면 우리 당이 위험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구석으로 내몰린 운동장이 될지 모른다”며 “보수는 중원 경쟁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4.1%.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중도층의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22%, 민주당 42%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포인트 내렸고, 민주당은 5%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