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하면서 검찰의 구속시간 계산이 잘못됐고, 이런 논란 속 재판이 진행되면 상급심에서 파기 내지는 재심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권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의 종국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돌다리 두드리기’라는 법원 전반의 보수적인 판단 기조가 재확인됐다. 검찰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부당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위헌 부담에 불복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윤 대통령을 석방해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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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9일 ‘직원 외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구속기간을 제외할 때는 ‘날’이 아닌 ‘시간’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15일 체포된 윤 대통령의 원래 구속 기한인 1월 24일 밤 12시에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33시간 7분’을 더한 1월 26일 오전 9시7분까지를 구속 기한으로 봤다. 검찰이 1월 26일 오후 6시52분에 구속기소 해 9시간45분이 지난 만큼 구속이 취소돼야 한다는 것이다. 체포적부심을 위한 ‘10시간32분’도 구속기간에 더해야 한다는 검찰 주장 역시 “구속적부심사와 별개의 제도”라며 배척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법원도 ‘날’로 구속기간을 계산해 왔고, 체포적부심에 걸린 시간도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았는데 재판부가 지나치게 엄격한 법 해석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구속 피의자의 상당수가 구속기간을 넘긴 ‘불법 구금’에 해당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 “구속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피의자에게 불리하므로 이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일차적 구속 취소 사유 외에도 수사권 논란을 감안하면 구속 취소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고, 공수처와 검찰이 법정 구속 기간을 나눠 사용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신병 인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을 이어왔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최종적 해석과 판단 등이 있기 전까지는 변호인이 들고 있는 사정들만을 이유로 피고인의 구속에 관한 위법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러한 논란을 그대로 두고 형사재판 절차를 진행하면 상급심에서의 파기사유는 물론,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사 적법성 논란 속에 구속을 유지하면 추후 절차적 흠결로 인해 만에 하나 판결 파기, 나아가 재심 사유까지 될 수도 있다는 재판부의 우려가 읽히는 대목이다.
반면 법원의 결정이 나온 뒤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인 특별수사본부 사이에서 즉시항고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지만 수뇌부의 뜻대로 검찰은 윤 대통령을 석방했다. 다만 구속취소와 관련한 헌재의 결정례가 없는 상황에서 검찰이 위헌 논란을 의식해 이의제기 절차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점을 놓고는 논란이 인다. 특수본은 대검과 별도의 공지를 내 “구속기간 불산입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은 형소법 규정과 법원 판결례에도 반하는 결정”이라며 “특수본은 같은 의견을 계속 주장,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