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보수 결집 등 변수 우려
- 단식·삭발 등으로 신속파면 압박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며 11일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일부 의원은 단식과 삭발을 진행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민주당이 ‘속도전’에 나선 것은 선고 일정이 연기될수록 부정적 변수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 여권 지지층이 선고 일정이 지연되는 것을 고리로 결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26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항소심 선고도 변수다. 자칫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이 대표의 2심 선고보다 늦어지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여론 흐름도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핵 심판 선고가 다음 달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임기 만료일까지 넘긴다면 야당으로선 최악의 수가 된다. 두 재판관은 8인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박홍배 김문수 의원이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파면을 촉구하면서 삭발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민주당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관 ‘9인 체제’를 완결하고 인용 정족수인 재판관 6인의 진용을 중도 진보 성향 재판관으로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즉시 임명하라”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했다.

이와 함께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는 단체행동도 잇따랐다. 당 소속 4선 의원 13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불안과 국가 혼란 극복을 위해 헌재가 신속하게 윤 대통령을 파면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 민주당 박수현 민형배 김준혁,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같은 당 박홍배 김문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이날부터 활동 거점을 광화문으로 옮겨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매일 오후 7시 비상행동 집회를 한 뒤 천막농성장에서 릴레이 규탄발언을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이 장외 농성에 나선 건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부산시당도 이날 비상시국 공동대응 원탁회의를 결성하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번 주를 비상행동주간으로 정하고 ‘윤석열 파면 철야농성’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