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사태로 李사법리스크 관심도 줄어
- 與 김근식 “대통령 독선에 李 살아남아”
- 이낙연도 작년 野 장외집회 한계 지적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혼란이 12일로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적대적 공생관계론’이 또다시 주목받는다. 윤 대통령의 석방으로 이 대표를 향한 비명(비이재명)계의 집중 견제가 잦아지면서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반탄(탄핵반대) 세력이라는 공동의 적에 맞서면서 이 대표를 향한 야권의 구심력이 더 커진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김근식 당협위원장은 지난 11일 유튜브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 공생관계다. 일란성 쌍생아 같은 것”이라며 “서로 다른 입장이지만 거의 상대방에 의존하는 관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라는 ‘천하의 빌런’이 있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24만 표 차이로 아슬아슬 이겼고,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정치의 길을 가지 않고 검사·고집불통·독선의 길로 가면서 이재명이 살아남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윤 대통령이 12·3 계엄선포를 하지 않았다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대권가도의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당이 지지율을 회복하고 광장에서 탄핵반대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반이재명’ 효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SBS에서 윤 대통령 석방으로 이재명 대표가 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얼마전 유튜브에서 2023년 9월 자신의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을 언급하며 비명계와 검찰이 짜고 한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통합과 포용 의지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풀려나면서 당 내부가 결집한 것이다. 윤 실장은 “(이 대표가) 자신의 지지자들이 많은 유튜브 채널에서 (그런 발언을 하면서) 공든 탑을 와르르 무너뜨렸는데 윤 대통령이 구속취소돼 나오니까 탄핵까지 가는 게 중요하게 됐다.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이렇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공생관계론은 정치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회자됐다. 민주당에서 뛰쳐나가 새미래민주당을 창당한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및 민주당을 향해 “서로 악과 악이 돕고 있다”며 “야당은 대통령을 끌어내리자고 광장 집회를 하는데, 그 집회의 과실이 야당한테 갈까봐 국민은 참여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여당이 힘을 얻는 교묘한 공생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민주당은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를 진행하며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민주당 유인태 전 의원도 비슷한 시기 비명계 원외모임인 ‘초일회’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적대적 공생관계로 인해 윤 대통령은 국정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았고, 민주당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