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 주도로 통과한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방통위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방통위법 개정안은 위헌성이 상당하고,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안정적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 재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 전체회의를 상임위원 3명 이상이 있어야만 열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방통위는 5명의 상임위원으로 꾸려지지만 현재 여야의 극한 대치 속 국회 몫 3명의 추천이 이뤄지지 않은 채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의 ‘2인 체제’로 운영된다.
민주당은 앞서 이진숙 위원장이 ‘2인 체제’에서 안건을 심의·의결한 것이 위법이라며 이 위원장을 탄핵소추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 기각 4 대 인용 4 의견으로 소추를 기각했다. 기각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 4인은 현행 방통위법에 회의 성립 최소 인원의 규정이 없으므로 2인만으로 회의를 연 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야당은 윤석열 정부 방통위의 기형적인 2인 체제 의결을 막겠다며 방통위법 개정을 추진했다.
최 대행은 이날 “개정안과 같이 개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국회의 위원 추천 없이는 회의를 개회조차 할 수 없게 돼 방통위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에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의 의사 정족수를 엄격하게 법에 명시한 전례 또한 없다”며 “엄격한 개의 요건은 헌법이 정부에 부여한 행정권 중 방송·통신 관련 기능을 국회 몫 위원 추천 여부에 따라 정지시킬 수 있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 대행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9번째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40번째 거부권 행사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최 대행을 향해 “방통위와 공영방송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고, 이진숙 2인 방통위를 보호하려는 정권의 꼭두각시 민낯이 드러났다”며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최 대행이 헌법상 원칙과 위헌성을 강조하며 방통위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