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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라노] 與, 사전투표제 폐지 주장…부정선거론 편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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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자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현할 기회이자, 정당한 주권을 행사해 ‘정치 대리인’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수단인 선거는 ‘민주주의 꽃’으로 불립니다. 선거 제도는 ‘정치권력을 대신할 주체’를 정한다는 특성 때문에 자주 의심하고, 공격당하며, 위협받습니다. 한국은 12·3 비상계엄 이후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죠.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는 지금, 선거를 향한 공격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해 4월 5일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부정선거론이라는 씨앗을 사회에 심은 건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22대 총선 참패를 부정선거 탓으로 돌린 윤 대통령은 음모론에 심취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부정선거 증거를 잡겠다며 독립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했습니다. 12·12 대국민 담화에서는 비상계엄 선포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를 꼽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선관위 전산시스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선관위를 불신하는 태도를 보였죠.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 심판에서 부정선거론을 펼쳤습니다. 대리인단은 2020년 총선을 비롯한 지난 선거에서 ‘이상 투표지’ 등 부정이 의심되는 다양한 사례가 발견됐다며 선관위 서버 감정을 헌재에 신청했으나 기각됐습니다. 윤 대통령 측 배진한 변호사는 2차 변론에서 이미 선관위와 주한미군이 가짜뉴스라고 판명한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이 주일미군기지로 압송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음모론의 근거로 제시하며 ‘중국과 북한에서 선관위를 해킹하고 가짜 투표지를 넣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거나 ‘사전투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부정선거 주장을 되풀이했죠. 윤 대통령은 사실상 지난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메시지를 계속 던졌습니다.

국회 측은 부정선거론이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습니다.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중앙 및 지역 선관위를 검찰과 경찰이 181회 압수수색했고, 대법원이 장기간 선거무효 소송을 심리했는데도 선거 부정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근거도 들었죠.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증거가 너무 많다”고 했지만, 재판에서 드러난 증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근거 없는 부정선거론은 사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번졌습니다.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이 뿌리를 내렸죠.

여당은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한다며 잇따라 사전투표제를 폐지·축소하는 개정안을 내놓으며 사전투표제 흔들기에 집중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지난 4일 사전투표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은 사전투표를 없애고 기존에 수요일 하루 동안 진행했던 투표를 주말로 옮겨 금·토·일 3일 동안 치르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장 의원은 법안을 발의한 배경으로 ‘사전투표 불신’을 들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법안 발의로 부정선거 의혹에 힘을 싣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사전투표를 개정하자고 하는 것은 부정선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장 의원은 “이번 기회에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 불식되지 않는 여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본투표일을 2일 줄 것이냐 3일 줄 것이냐,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격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어 종합적으로 의원총회 등을 열어 당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거들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당 대선 주자들도 본투표 연장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전투표제는 지금까지 폐지의 근거가 될 만한 하자가 확인된 바 없습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해킹, 계수기 조작, 투표함 바꿔치기는 모두 불가능하다고 호언장담하며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선, 지난해 총선까지 모두 사전투표로 투표에 참여했죠.

사전투표는 전국 단위 선거로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투표율을 올리는 데 기여했는데요. 선거일을 휴일로 사용할 수 있고, 사전투표는 별다른 신고 없이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선관위 통계를 보면 총선을 기준으로 사전투표율은 ▷20대 12.19% ▷21대 26.69% ▷22대 31.28% 등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 때 46.1%까지 떨어졌던 전체 투표율이 58.0%(20대), 66.2%(21대), 67.0%(22대)로 올랐죠. 특히 지난해 22대 총선은 사전투표와 본투표 비율이 5대 5에 가까웠습니다.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해 사전투표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음모론에 편승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당 안팎에서도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차라리 ‘부정선거다’ 이런 분들은 선명하고 투명하기라도 하지 ‘부정선거는 아니지만 부실선거다’ 이러는 분들은 사실상 동조하면서, 비겁하게 하는 분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런 음모론 위에 보수 진영이 얹혀 있는 것 자체가 보수의 위기”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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