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의견이 크게 네 갈래로 갈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헌재가 한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가급적 전원일치로 결론 내릴 것이라는 예측과 달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도 다양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헌재는 24일 재판관 8명 중 기각 5명, 각하 2명, 인용 1명 의견으로 국회의 한 총리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기각 의견도 2가지로 나뉘었다. 우선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 재판관 4명은 한 총리가 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부한 것은 위헌·위법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파면할 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복형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내면서도 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를 위헌·위법으로 볼 수 없다는 상반된 논리를 택했다.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은 5가지 탄핵소추 사유 중 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와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은 것은 파면에 이를 만한 중대한 잘못이라고 봤다.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은 국회가 한 총리를 탄핵하면서 대통령 기준 의결 정족수(200석)가 아닌 국무총리 기준(151석)을 적용한 것이 부적합하다며 탄핵소추를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헌재법은 ‘재판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정한다. 이에 재판관들은 독립된 의견을 낼 수 있고 소수의견을 결정문에 기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판관 의견이 지나치게 갈리면 ‘헌법 해석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한다’는 헌재 결정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 어느 정도 의견을 조율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한 총리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전원일치 의견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돼 전원일치를 지향한 재판관들이 이견을 조율 중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한 총리의 탄핵심판 결정에서 재판관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선명히 드러내면서 윤 대통령 사건에서도 의견이 크게 갈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윤 대통령 사건은 한 총리 사건보다 쟁점이 훨씬 많고 국회 측과 대통령 측이 치열하게 다툰다.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변론종결 후 1개월간 평의를 이어가지만 이날까지 결정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과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은 소추를 기각한다는 결론만 공개됐으나 파면 의견을 낸 재판관들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