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힘 합쳐 정권 재창출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 집권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고 직전까지 야당을 향해 헌재 결정의 승복을 요구하는 등 기각·각하를 기대했지만 막상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이 인용되면서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는 4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헌재의 선고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헌재의 ‘파면한다’라는 주문이 발표되자 일시 정적이 흘렀고 일부 당직자들의 탄식과 한숨이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선고 직후 권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홀로 서서 “생각과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헌재의 판단은 헌정 질서 속에서 내린 종국적인 결정”이라며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권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에서 반복된 입법 독주와 정치적 폭주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점 역시 반성한다”고 민주당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어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두 달 후면 대선이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서는 안 되는 선거”라며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피와 땀으로 일궈낸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맡길 수 없다”며 “통합과 안정, 헌정질서를 바라는 국민과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의총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중심으로 “탄핵 찬성파들 공론화해 조치해야” “민주당 입법 독재에 헌재가 굴복했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간 온도차도 뚜렷했다.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의총 도중 밖으로 나와 취재진에 “애초에 탄핵 심판은 절차적 불공정으로 점철됐다”며 “기각을 강탈당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철규 의원은 SNS에 “송구하다”고 했고, 박수영(부산 남구) 의원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적었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헌재가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을 열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