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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눈높이로 공들인 헌재 결정문…법리 넘어 통합 강조(종합)

쉬운 말로 계엄 위헌 짚은 ‘명문’ 평가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5-04-06 19:22:37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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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4쪽 중 결론 5쪽…통상 3, 4줄 그쳐
- ‘민주공화국 주권자는 대한국민’ 부각
- 헌법 정신·민주주의 수호 메시지 담아
- 야당·尹에 “타협-협치했어야” 지적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12·3 비상계엄의 위헌 요소를 분명하게 짚은 ‘명문’으로 평가된다. 특히 ‘심리적 내전’ 수준에 빠진 사회 통합을 위한 헌법 및 민주주의 수호 강조, 협치의 메시지를 담으면서 찬사가 이어졌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애초 재판관 전원일치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기로 합의하고 결정문을 썼다가 결론 분량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후 전체 114쪽 중 5쪽을 차지하는 결론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사건을 포함해 통상 탄핵심판 결정문의 결론이 3, 4줄에 그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극심한 분열로 사회가 ‘심리적 내전’ 상태에 빠졌다는 진단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법적 논리를 넘어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다는 헌재 안팎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론의 첫 문장에 헌법 제1조 제1항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썼다. 또한, 마지막 문구인 “(윤 전 대통령이)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에서 헌법 전문에 등장한 ‘대한국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민주공화국으로 천명한 헌법 1조 1항과 국가의 주권자가 국민임을 강조하는 ‘대한국민’을 수미상관 구조로 배치해 헌법정신과 민주주의를 강조한 것이다. 분열이 극심할 때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결론의 두 번째 문장에서도 민주주의의 대전제를 제시했다. 헌재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대등한 동료시민 간의 존중과 박애에 기초한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공적 의사결정을 본질로 한다”고 기술했는데, 이는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에서 헌재가 선언한 민주주의의 속성이다.

헌재는 협치와 설득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우선 야당 중심의 국회를 향해서는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에게는 “국회를 헌법이 정한 권한배분질서에 따른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민주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으로 민주주의와 조화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이승만 정권의 ‘정치파동’, 박정희 정권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 군사 반란을 거론한 뒤 윤 전 대통령이 45년이 지나 또다시 국가 긴급권을 남용해 국민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이번 결정문이 공개되자 대한법학교수회는 성명을 내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고 유연한 논리로 무리함이 없이 작성함으로써 모든 권력의 원천이 되는 주권자 국민을 존중한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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