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기로 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나온 지 일주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10일 대통령실 기자단에 이같이 알리면서 “이외에 별도의 메시지가 나올지, 차량에서 내려 인사를 할지 등은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대통령경호처는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 편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초동 사저가 단독주택이 아닌 주상복합인 탓에 경호상 어려움이 있고, 반려동물이 많아 일단 서초동 사저로 옮긴 뒤 수도권에 다른 거처를 구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서 키우던 반려견과 반려묘 11마리를 모두 데리고 이동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을 잇따라 만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SNS에서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윤 전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면서 “저에게 힘껏 노력해서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 볼 것은 충성심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 다음 날인 지난 5일 한남동 관저를 찾은 나경원 의원에게도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대선 주자들을 통해 메시지를 내면서 차기 대선에서 세력화를 위한 정치 행보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본인의 과오로 열리는 조기 대선 정국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