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구도인 더불어민주당과 ‘4강 열전’으로 진행되는 국민의힘이 공약 발표 양상에서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이재명 대세론’을 굳힌 민주당은 당 차원의 정책 공약 발표가 거의 없다. 이재명 전 대표의 공약이 곧 민주당의 공약인 것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반면 ‘1강’이 안갯속인 국민의힘은 대권 주자들이 내놓는 공약과는 별도로 당 지도부가 연일 대선 공약을 발표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3일 결혼과 임신·출산 및 육아 전반을 지원하는 대선 공약을 발표하며 “적어도 결혼과 출산의 의지가 있다면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 포기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권 주자들과 이 공약을 어느 정도 논의했는지를 묻자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복지 관련 공약이기 때문에 당에서 확정하면 누가 후보가 되든지 그대로 채택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당과 후보의 입장이 다른 사안도 있다. 지난 21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종 시대’를 천명했지만 경선 후보들은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에 대체로 소극적이다. 김문수 후보는 “검토가 필요하다”, 안철수 홍준표 후보는 ‘청와대로 집무실을 옮기겠다’는 취지로 말한다. 한동훈 후보는 우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업무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책위원회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산하 정책소통 플랫폼 ‘모두의질문Q’ ▷집권플랜본부 ▷민생경제연석회의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등에서 각각 공약에 채택될 수 있는 정책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후보가 결정되면 당의 공약이 마련되는데, 본선행이 유력한 이재명 전 대표가 발표하는 공약이 그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북극항로 개척’은 당 차원의 정책이 이 전 대표의 공약으로 채택된 사안이다. 지난 2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전 후보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극항로 구상을 담은 PK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탄핵정국 속 조기대선 가능성이 점쳐졌던 당시 북극항로는 ‘PK 공약’으로 해석됐고, 영남권 순회 경선을 앞두고도 이 전 대표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함께 이 사안을 ‘부산 공약’에 담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지역 공약 대부분이 당의 공약으로 채택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강원특별자치도의 권한과 자율성 강화, 2035년까지 제주를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육성하는 구상 등을 담은 지역 공약을 SNS를 통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