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보유 정상국가’ 외교 행보 분석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첨단 무기의 위용을 과시하는 화려한 열병식을 열었다. 특히 중국·러시아는 물론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니카라과 등 외국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해 사실상 국제사회로 복귀했음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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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세찬 빗줄기 속 야간에 진행된 이날 열병식에서 북한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등장시켰다. 연합뉴스 |
지난달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다자외교 무대에 첫 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엔 비(非)서방 11개국 고위 인사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달라진 위상을 과시했다. 외교적으로 ‘은둔의 외톨이’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7일 회담하고, 9일에는 베트남 최고지도자 또 럼 공산당 서기장, 중국의 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와 각각 만났다. 10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을 접견했다. 수기오노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 일행도 10일 방북했는데,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의 방북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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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
당 창건 80주년 경축행사의 하이라이트였던 열병식의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 양옆으로 중국 리 총리, 베트남 럼 서기장이 섰고, 러시아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럼 서기장 왼쪽에 자리했다. 한 달 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안먼 망루 중앙에 나란히 서면서 ‘북·중·러 3각 연대’를 전세계에 과시했는데, 이번엔 안방인 평양에서 ‘주인공’의 모습으로 3각 연대를 재현한 것이다.
북한은 이처럼 각국 고위급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병식 무대에 핵 투발 수단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올려 미국을 겨냥한 위협의 수위도 높였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한이 베트남과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로까지 외교적 지평을 넓히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아세안 우방국을 적극적으로 포섭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제재 무용론을 확산시켜 핵을 가진 정상국가로 행세하기 위한 길 닦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열병식과 관련 대통령실은 11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내부 행사”라면서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