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감사위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6 연합뉴스

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가 20일 윤석열 정부 시기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체제에서 진행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감사에 대해 “감사 과정 전반에 걸쳐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 내부 지침을 어기고 전산 시스템을 조작해 사실상 ‘표적 감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감사원 운영 쇄신 TF’는 이날 이같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유 위원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조사 결과를 송부했다.

TF에 따르면 2022년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은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상습지각 등 근무태도 관련 제보를 처음 입수해 관련 부서에 전달하며 감사 착수를 지시했다. TF는 감사원이 통상 실시하는 자료수집 단계 없이 감사 착수 결정부터 한 뒤 ‘감사 거리’를 찾는 일정으로 진행돼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담당 과장이 앞선 감사 사건을 결재하지 않으면 다음 감사에 착수할 수 없는데도 착수한 점도 지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 사무처는 권익위 감사 결과가 담긴 감사보고서를 각 기관에 통지하면서 당시 감사 내용에 반대한 주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의 결재를 ‘패싱’했다. 당시 사무처는 조 위원을 결재 라인에서 삭제하고 유 사무총장을 최종 결재자로 변경하는 등 전산을 조작한 뒤 유 사무총장과 최재해 감사원장에게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고 TF는 밝혔다.

사무처가 감사보고서 문안을 수정하면서 전 위원장을 겨냥해 “기관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문구를 임의로 추가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문구는 감사위원회의에 부의된 문안에는 없었다.

TF는 활동 기간을 기존 11월11일에서 12월5일로 연장하면서 “일부 핵심 관련자의 조사 비협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 소식통은 “현재 유 전 사무총장 등 당시 핵심 인사들이 감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최종 활동 결과는 12월 초순 공개할 예정이다.